로빈후드 CEO 블라드 테네프가 9월 11일 X(트위터)에 공식 입장을 올리며, 상장기업이 자사 주식과 연계된 주식 토큰을 언제 막을 수 있고 언제 막을 수 없는지 선을 그었다. 테네프의 입장은 명확하다. 토큰이 기존 주주 권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공식 주주명부를 대체하거나 기업에 새로운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면 회사 승인 자체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 발언은 AMC엔터테인먼트 CEO 애덤 아론과 정면으로 부딪힌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아론은 9월 3일 로빈후드의 AMC 주식 토큰을 “가증스럽다”, “터무니없다”고 몰아붙인 바 있다.
아론은 AMC가 이 상품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SEC(미 증권거래위원회) 조치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저지 소재 법인을 통해 운영되는 이 상품을 “유사 가짜 시장”이라 비판하며 로빈후드에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로빈후드의 최고법률책임자이자 전 SEC 위원이었던 댄 갤러거는 강하게 맞받았다. “우리도 미국 증권법을 좀 안다”며 “중단할 생각 없다. 변호사를 보내라, 우리가 가르쳐주겠다”고 X에 남겼다.
테네프도 “우리는 주식 토큰을 지지한다”며 힘을 실었다.
주식 토큰의 소유권 구조, 정확히 뭘 담고 있나
로빈후드의 주식 토큰은 저지 소재 법인 ‘로빈후드 애셋(저지)’를 통해 발행되는 토큰화 채무증권이다. 모든 토큰은 실제 기초주식과 1:1로 연동되며, 보유자에게는 배당금에 준하는 경제적 이익이 돌아간다.
다만 토큰 보유자에게는 발행사에 대한 법적·실질적 소유권이 없고, 의결권도 사실상 없다. 이 토큰은 미국 증권법상 등록되지 않은 상품이라 미국인은 애초에 매수할 수 없다.
테네프도 선은 분명히 그었다. 토큰이 기존 주주 권리 자체를 바꾸거나, 공식 주주명부를 대신하거나, 발행사·명의개서대리인에게 새로운 의무를 지운다면 그때는 회사가 개입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로빈후드는 자사 상품이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옵션 계약, 비후원형 미국예탁증권(ADR), 발행사에 별다른 권한을 주지 않으면서 공개기업 주식을 참조하는 구조화 상품 등 기존 시장에도 비슷한 선례가 있다는 논리다.
시장에서의 성과와 대안적 구조
지난주 탈중앙 거래소(DEX)에서 거래된 토큰화 주식 거래량은 43억 달러에 달했다. AMC 사태가 최고조에 달했던 9월 4일에는 하루 만에 10억 달러를 찍기도 했다.
이 중 66.3%, 약 28억 7천만 달러가 로빈후드 몫이었다. HOOD를 주시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주식 토큰 라인업을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꼽으며 목표주가 165달러를 제시했다.
시큐리타이즈나 코인베이스의 대안 구조는 발행사 참여를 필수 조건으로 둔다. 반면 로빈후드는 독자적인 래퍼 구조를 택해 이 조건 자체를 없앴고, 그 덕에 개별 기업과 협상 없이 190개 넘는 종목을 취급할 수 있었다.
코인베이스는 이전에 SEC에 “제3자 토큰화에 발행사 동의를 의무화하면, 기존 유통시장에서도 없던 거부권을 발행사에 쥐여주는 셈”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반면 명의개서대리인 업계는 규제 완화 대상을 발행사가 직접 후원하는 토큰으로만 한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는 9월 15일경 예정된 클래리티법(CLARITY Act) 표결은 토큰화 주식 시장의 다음 규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핵심 요약
- 로빈후드 CEO 블라드 테네프: 기존 주주 권리를 건드리지 않는 한, 상장기업에는 제3자 주식 토큰을 막을 권한이 없다.
- 발단은 AMC CEO 애덤 아론이 로빈후드의 AMC 주식 토큰을 “유사 가짜 시장”이라 비판하며 SEC 개입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
-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 댄 갤러거는 물러서지 않고 “변호사를 보내라”며 정면으로 맞받았다.
- 지난주 토큰화 주식 DEX 거래량은 43억 달러, 이 중 66.3%를 로빈후드가 차지했다.
- 9월 15일경으로 예정된 클래리티법 표결이 다음 규제 분수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