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출시 1년 반 만에, 제미나이가 극소수만 들어가는 클럽에 합류했다. 매달 10억 명이 쓰는 구글 제품 클럽이다.

이정표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8월 11일, 제미나이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가 10억 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피차이는 이를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제품이라고 불렀고, 제미나이는 구글 제품 중 14번째로 10억 사용자 고지에 오른 제품이 됐다. 검색, 지메일, 안드로이드, 유튜브가 있는 그 자리에 합류한 셈인데, 이 목록은 진짜 전 세계적이고 대중적인 도달력을 가진 극소수 디지털 제품들만 이름을 올린 자리다.
TechCrunch가 보도한 세부 수치를 보면, 제미나이 사용자의 63%가 음성 기능을 쓰고 있고, 하루에 생성되는 이미지가 1억 5천만 장을 넘으며, iOS에서만 활성 사용자가 1억 명을 넘는다. 구글이 원래 안드로이드에서 텃세를 가진 걸 감안하면 iOS 수치는 특히 눈에 띈다.
챗GPT와 비교하면
구글은 이번 이정표를 챗GPT와 거의 비슷한 속도로 따라잡은 것으로 명확하게 포지셔닝하고 있다. 챗GPT는 지난 6월 같은 10억 명 문턱을 넘었다. 이 비교가 중요한 이유는, 기본 AI 비서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경쟁이 오픈AI가 압도적으로 앞서가는 구도가 아니라 진짜 대규모 양강 구도라는 걸 보여주는 지금까지 나온 가장 명확한 공개 신호이기 때문이다. 두 제품을 정확히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 두 회사 다 같은 시점에 똑같은 지표를 공개하지 않아서다. 다만 두 제품이 약 두 달 간격으로 10억 명을 돌파했다는 그 타이밍 자체가 의미 있는 데이터다.
이 타이밍이 눈에 띄는 이유
제미나이의 이번 이정표는, 구글 딥마인드가 큰 리더십 변화를 겪은 지 며칠 안 돼 나왔다.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일상 운영에서 물러나 알파벳 수석 과학자를 맡았고, CTO 코라이 카부크추올루(Koray Kavukcuoglu)가 제미나이 로드맵의 일상 운영을 넘겨받았다(관련 인사 개편은 별도 기사에서 자세히 다뤘다). 리더십 소식에 주가가 흔들렸던 회사 입장에서, 같은 시기에 10억 사용자 발표가 나온 건 안심할 만한 재료였다 — 조직 개편이 있었어도 제품 자체는 여전히 빠르게 크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같은 주에 구글은 하드웨어에 온디바이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기능을 직접 심은 픽셀11도 공개했다(관련 공개 행사도 별도 기사에서 다뤘다). 사용자 수 이정표와 하드웨어 밀어붙이기를 같이 놓고 보면, 구글이 하려는 말은 분명하다 — 제미나이는 경쟁사와 기술적으로 대등한 수준을 넘어, 휴대폰 안팎에서 사람들이 구글 제품을 쓰는 일상 자체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진짜 주목할 건 음성·이미지 수치다
헤드라인을 장식한 사용자 수보다, 세부 수치가 오히려 더 많은 걸 말해준다. 음성 기능 사용률 63%는 제미나이의 대화형 모드가 한 번 써보고 마는 신기한 기능 단계를 한참 지나, 앱을 쓰는 핵심 방식으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하루 1억 5천만 장이 넘는 이미지 생성량도 그 자체로 상당한 숫자다. 가끔 써보는 수준을 넘어 진짜 소비자 습관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만한 규모이고, 오픈AI의 달리 후속 모델이나 미드저니 같은 경쟁 서비스들의 이미지 생성량이 얼마나 빠르게 느는지와 비교해볼 만한 지표이기도 하다.
앞으로 지켜볼 점
진짜 시험대는, 카부크추올루가 운영 전권을 완전히 넘겨받고 오픈AI·앤스로픽·xAI가 계속 빠른 속도로 경쟁 제품을 내놓는 와중에도, 제미나이의 성장세가 2026년 하반기까지 이어지느냐다. 10억 명이라는 숫자는 이정표일 뿐 결승선이 아니다. 앞으로 몇 달간 이용자들이 얼마나 남아있고 얼마나 깊이 쓰는지가, 이번에 10억을 넘었다는 사실 자체보다 제미나이가 얼마나 오래갈지를 더 잘 말해줄 것이다.